영화 웨스트사이드 스토리 (2021) 리뷰: 혐오 없는 세상을 찾아서
영화 <웨스트사이드 스토리>는 1957년도에는 브로드웨이 뮤지컬이, 1961년도에는 영화로도 이미 한 차례 만들어졌습니다. 이번 <웨스트사이드 스토리>는 할리우드 영화의 거장 스티븐 스필버그가 감독을 맡아 제작 초반부터 많은 화제를 모았습니다.
이 영화는 셰익스피어의 불후의 명작 <로미오와 줄리엣>을 원안으로 하고 있습니다.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이 가문 간의 갈등을 다뤘다면 영화 <웨스트사이드 스토리>는 뉴욕 맨해튼의 인종갈등을 다루고 있습니다. 같은 이민자출신임에도 그 안에서 인종으로 또다른 급을 나누어 세력 다툼을 하는 혈기왕성한 청년들의 모습을 담아냅니다. 인종차별 문제는 현재에도 여전히 문제가 되고 있는 이슈입니다. 그러므로 비록 만들어진 지 60년이 넘은 작품이라 할지라도 현대 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크겠습니다.
줄거리: 슬럼가의 로미오, 줄리엣을 만나다
뉴욕의 재개발 건설현장 사이로 젊은 청년들의 박진감 넘치는 등장으로 영화가 시작됩니다. 뉴욕 맨해튼을 배경으로 갱단인 '제트파'와 '샤크파'가 세력 다툼을 하고 있습니다. '제트파'는 폴란드계 백인 갱단으로 영화의 남자 주인공 토니가 속했던 단체입니다. 지금은 갱단 활동을 그만두고 착실하게 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샤크파'는 푸에르토 리코계 갱단입니다. 히스패닉 혈통으로 외적으로 봐도 백인들과 차이가 뚜렷합니다. '샤크파'의 두목 베르나르도의 여동생 마리아와 토니는 체육관에서 열린 무도회에서 서로에게 반합니다. 무도회는 또다시 제트파와 샤크파가 충돌하며 끝났지만 토니와 마리아는 몰래 만나 그 유명한 "Tonight"을 부르며 서로의 사랑을 확인합니다. 제트파와 샤크 파는 서로에게 복수할 생각으로 싸울 약속을 정합니다. 토니와 마리아는 그들을 말려보려 하지만 속수무책입니다. 이 과정에서 토니의 절친인 제트파의 두목 리프가 베르나르도에 의해 죽게 되고 토니는 분노에 차올라 베르나르도를 죽이게 됩니다.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처럼 토니와 마리아는 그들만의 세상을 찾아 떠나기로 합니다. 그러나 토니는 마리아가 죽었다는 잘못된 소식을 듣습니다. 마리아를 죽인 자를 찾아가 사우다가 자신도 끝내 세상을 등지고 맙니다. 마리아는 죽지 않고 살아남아 제트파와 샤크파를 화해시킵니다.
스티븐 스필버그가 만든 뮤지컬 영화는 어떠한가
미국 평론가와 관객들 사이에서 꽤 반응이 좋았습니다. 마리아 역의 레이첼 제글러와 토니 역의 안셀 엘고트는 단숨에 하이틴 스타의 반열에 올랐습니다. 출연 배우들은 골든글로브의 여우주연상과 여우조연상, 아카데미 시상식의 여우조연상 등 많은 상을 휩쓸었습니다. 특히 레이첼 제글러는 데뷔와 동시에 여우 주연상을 타내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작품상과 촬영상 후보에도 이름을 올렸습니다. 스티븐 스필버그가 감독했다는 이슈 외에도 세계적인 작곡가 레너드 번스타인이 수록곡을 작곡했다는 이유로 개봉 전부터 많은 주목을 받았습니다. 뮤지컬 넘버를 부르며 춤을 추는 장면 등에서 스티븐 스필버그 특유의 역동적인 화면 연출이 돋보입니다.
인종차별과 문화적 갈등을 다룹니다
작품 중 등장하는 갱단인 '제트파'와 '샤크파'는 사실 이민자들로 구성된 단체입니다.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미국에 왔지만 인종차별로 인해 삶은 녹록지 않습니다. 일찍이 스페인의 지배를 받았던 푸에르토 리코 출신의 이민자들은 춤을 추며 인생의 즐거움을 찾으려 하지만 다른 이들은 그들을 조롱할 뿐입니다. 이러한 인종갈등과 이민자 혐오는 현대 사회에서도 만연한 문제입니다. 1950년대 못지않게 분노와 증오로 물든 세계에 평화의 경종을 울리는 작품입니다.
이민자들끼리의 소통의 부재를 표현하기 위해 영화에서는 의도적으로 스페인어를 번역하지 않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실제로 푸에르토 리코 출신의 '샤크파' 단원들과 그의 여자친구, 여동생이 스페인어로 대화하는 장면이 꽤 많습니다만 자막이 나오지 않습니다. 심각한 대화를 하고 있지만 관객은 알아듣지 못합니다. 당시에, 어쩌면 지금도 존재할 소통의 벽을 느낄 수 있는 장면 연출이었습니다.
원작과 달리 <웨스트사이드 스토리>의 마리아는 죽지 않습니다. 죽지 않고 살아남아 분열된 이민자들의 화합과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영화 마지막 부분에서 마리아가 두 갱단에게 하는 말은 사실 혐오와 갈등이 만연한 사회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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