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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영화 메리 포핀스 (1964): 잊혀진 동심을 위한 환상곡

by 김뭉게구름 2022. 6. 9.

영화 메리 포핀스 (1964): 잊혀진 동심을 위한 환상곡

영화 <메리 포핀스는>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입니다. 2022년 기준 개봉한 지 60년 가까이 되었지만 고전영화 특유의 따뜻한 색감과 동화같은 연출로 여전히 사랑받고 있습니다. 월트 디즈니에서 뮤지컬 영화로 제작하여 당시 많은 흥행 수익을 벌어들였던 명작입니다.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마리아, <프린세스 다이어리>의 우아한 여왕으로 열연했던 줄리 앤드류스의 젊은 시절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줄거리: 아이들의 시간은 어른들의 시간보다 빠르게 흐른다.

은행원 조지 뱅크스와 그의 아내 위니프레드는 아이들에게 거의 신경을 쓰지 못합니다. 원칙과 규율을 중시하는 아버지 조지와 여성 참정권 운동을 하는 위니프레드는 모든 가사와 육아를 주방장과 가정부, 유모에게 일임합니다. 어느 날 갑자기 말 그대로 하늘에서 날아들어온 유모 메리 포핀스는 마법으로 집 안에 활기를 불어 넣습니다. 청소하기 싫어하는 아이들에게 '청소하기 놀이'를 제안하며 즐겁게 청소를 하게 하고, 메리의 친구 버트와 함께 그림속으로 여행을 떠나기도 합니다. 자신들과는 산책도 한 번 나가지 않았던 아버지, 여성운동에만 신경쓰는 어머니에 비해 유모 메리와 보내는 시간은 그야말로 환상적인 시간들이었습니다. 

조지 뱅크스는 이러한 변화들이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아이들을 자신의 일터인 은행에 데려가 진정한 사회가 어떤 모습인지 교육하려 합니다. 아이들의 돈을 억지로 저금하려하는 은행장 때문에 은행은 한바탕 소동에 휩싸입니다. 이 사건으로 인해 조지는 직장을 잃을 위기에 처합니다. 은행장의 아들로부터 모욕을 당하자 이제서야 조지는 깨닫습니다. 유모 메리의 말대로 아이들과 보내는 시간이 얼마나 행복한지, 그리고 그 시간들은 한 번 지나가면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조지는 집으로 돌아와 아이들과 시간을 보냅니다. 메리는 행복해 보이는 가족을 바라보다 홀연히 떠납니다.

 

전 세계가 열광했다

메리 포핀스의 이야기는 1964년에 처음 개봉한 <메리 포핀스>를 거쳐 2004년에는 뮤지컬로, 2013년에는 <세이빙 MR.뱅크스>로, 2018년에는 <메리 포핀스 리턴즈>로 계속해서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블랙 메리 포핀스>라는 이름의 뮤지컬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습니다.그만큼 메리 포핀스는 전세계에서 사랑받는 인물이자 이야기입니다. 사람들은 이 영화를 보며 잊고 지냈던 어린시절을 떠올립니다. 어린시절 누구나 꿈꿔봤던 동화적인 상상들을 현실로 만들어주는 메리를 보며 부러움과 동시에 향수를 느낍니다. 

원작 소설을 너무 사랑했던 월트 디즈니는 이 작품을 영화로 만들기 위해 무려 23년동안 부단히 노력해왔습니다. 영화에는 그동안 영화에서 사용해오지 않았던 기법들을 사용했습니다. 애니메이션과 실사를 합성한다거나 특수 장비를 사용한다거나 하는 영상기법을 선보였습니다. 게다가 현악기를 기반으로 한 유쾌하고도 아름다운 선율의 음악이 더해져 시각과 청각을 모두 즐겁게 하는 명작이 탄생할 수 있었습니다. 이 영화는 당시 1억달러, 현재로 치자면 약 7억달러가 넘는 대성공을 거둬습니다.

 

여전히 메리가 필요해

현대 우리나라에서는 다소 생소한 대상인 "유모" 메리 포핀스를 중심으로 동화같은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메리는 원작에서는 다소 까칠하고 엄격한 모습이 두드러지지만, 영화에서는 다정하고 인간적인 면모가 강조되었습니다. 어느 날 하늘에서 우산을 쓰고 날아왔지만 천연덕스럽게 방 청소를 하거나 아이들을 데리고 나들이를 나가는 유모의 직분을 잊지 않습니다.

메리와 버트가 조지에게 하는 말은 경직된 기성세대들의 세태를 꼬집고 반성하게 합니다. 아이들이 자라버리면 이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을 일깨워 줍니다. 아버지 조지 뱅크스의 행동은 아이들에게서 '아이다움'을 빼앗아가고 어른스럽기를 강요하는 현대 세태와도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아이들이 아이들로서 행복하게 지낼 수 있는 시간을 다시 생각해보게끔 합니다. 메리의 말대로 아이들의 시간은 돌아오지 않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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