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시카고: It's all about JAZZ
'재즈'하면 무엇이 가장 먼저 떠오르십니까? 당연하게도 어두운 바에서 풍채 좋은 여성 보컬이 노래하는 장면, 색소폰과 묵직한 더블베이스, 드럼과 혹은 피아노가 함께하는 그런 음악이 떠오르실 겁니다. 그러나 재즈는 1900년대 초의 흑인들의 인종차별에 대한 저항과 그들의 애환을 담은 음악입니다. 이 사실 외에도 재즈는 그저 아무렇게나 던지는 시시껄렁한 이야기라는 의미도 가지고 있습니다. 영화 <시카고>는 1920년대 시카고를 배경으로 합니다. 화려하고 자유로운 재즈 선율과 함께 시작하는 영화에서 우리는 눈을 뗄 수 없습니다.
르네 젤위거와 캐서린 제타 존스, 리처드 기어가 열연했습니다. <시카고>는 75회 아카데미 최우수 작품상과 함께 르네 젤위거에게는 여우주연상을, 캐서린 제타 존스에게는 최우수 여자 조연상을 안겼습니다.
오늘 리뷰에서는 영화 <시카고>의 줄거리와 대중들을 움직인 힘, 영화의 음악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영화 시카고 줄거리: 스타를 꿈꾸던 여자의 흥망성쇠
1920년대 시카고의 재즈클럽, 보드빌 배우인 벨마 켈리는 자신의 여동생과 바람을 핀 남편을 저 세상으로 보내고 무대에 오릅니다. 첫 장면부터 그 유명한 <All that jazz>를 부르고 경찰에 체포됩니다. 무대 위 화려한 스타가 되고자 했던 록시는 자신을 스타로 만들어줄 남자와 남편 몰래 바람을 피우는 중입니다. 그러다 우발적인 사고가 일어나게 됩니다. 록시를 너무도 사랑한 남편 에이모스는 기꺼이 그 죄를 자신이 뒤집어쓰고자 했지만 사건의 진상이 드러나 록시 역시 교도소에 수감됩니다. 승률 100%의 변호사 빌리 플린은 자신이 돋보일 수 있는 사건만 수임합니다. 벨마 켈리의 사건을 담당하던 빌리는 순수하면서도 욕망 덩어리인 록시에게 흥미를 느낍니다. 빌리의 화려한 변론과 술수로 록시는 단번에 시카고 신문 1면의 사랑스러운 범죄자가 됩니다. 록시 역시 보통내기는 아닌지라 이 인기를 자신의 무죄판결에 적절히 이용합니다. 록시는 무죄 판결을 받은 뒤 스타가 되어 공연을 펼치는 자신을 상상하며 즐거워합니다. 벨마가 자신과 함께 무대를 해보자며 제안하지만 록시는 탐탁지 않아합니다. 빌리와 록시의 협동으로 록시의 재판은 무죄 판결이 납니다. 재판이 끝남과 동시에 록시에게 향한 관심과 인기는 연기처럼 사라져 버리고 대중의 관심은 더욱 자극적인 사건으로 향합니다.
록시는 벨마와 함께 공연을 시작합니다.
대중들은 움직인다
영화 <시카고>는 단순하게 보면 한 여자가 대중의 관심을 이용하여 범죄자에서 스타가 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실은 당시의 허술한 사법제도와 자극만을 쫓는 대중들의 지나친 관심, 외모가 뛰어나면 범죄자라도 인기를 얻는 외모지상주의적 행태를 꼬집고 있습니다. 영화에서도 록시의 범죄는 수녀원에서 자란 순진하고 예쁘장한 백인 처녀가 실수를 저지른 것으로 보도되고 대중들의 큰 관심을 끌었습니다. 록시의 무죄판결 이후에 그 모든 관심을 앗아간 건 록시와 상반된 앙칼진 매력의 또 다른 미인이었습니다. 이처럼 대중의 관심은 수시로 이동하고 이 관심이 수사와 판결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현대 사회에서도 크게 다를 바가 없습니다.
어두운 무대 위 화려한 조명과 음악
<시카고>는 뮤지컬계에도 영화계도 큰 영향을 미친 명작입니다. 원래 뮤지컬 감독이었던 롭 마샬 감독을 영화판으로 데려온 작품이 바로 <시카고>이기도 합니다. AFI가 선정한 최고의 뮤지컬 영화에도 당당히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OST역시 시대상을 잘 반영한 넘버들로 이루어져 있어 뮤지컬 배우 지망생들의 단골 오디션 곡으로 꼽히기도 합니다. 재즈를 기반으로 다양한 배리에이션이 펼쳐지는 음악과 배우들의 퍼포먼스는 그야말로 압권입니다. 특히 록시가 수감된 교도소의 여자 수감자들이 각자 자신이 어쩌다 수감되었는지를 이야기하는 <Cell block tango>는 뮤지컬 영화 역사상 최고의 장면이라고 꼽힐 정도입니다. 검은 배경과 스포트라이트 조명을 적절히 사용한 연출로 영화를 보면서도 무대 위 공연을 보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배우들이 노래를 시작할 때면 사회자 격인 피아니스트가 배우와 넘버를 소개해주는 것도 분위기 좋은 재즈바에서 공연을 즐기고 있다는 환상을 심어줍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신시컴퍼니가 판권을 가지고 있습니다. 평균적으로 2~3년에 한번씩 무대를 올립니다. 매번 뛰어난 배우들의 캐스팅으로 원작과 높은 싱크로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화 숲속으로: 맥락없이 이어지는 지루한 동화 (0) | 2022.06.11 |
---|---|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 에델바이스를 품은 명작 (0) | 2022.06.11 |
영화 뉴시즈 (1992): 세상을 바꾼 신문팔이 소년들 (0) | 2022.06.10 |
영화 메리 포핀스 (1964): 잊혀진 동심을 위한 환상곡 (0) | 2022.06.09 |
영화 사랑을 비를 타고(1952) 리뷰: 빗속에서 춤을 추게하는 사랑 (0) | 2022.06.08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