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 앤 젤라토: 동화 같은 풍경과 녹아내린 스토리
한 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관객들은 대부분 액션과 스릴러 영화를 더 선호하는 것으로 집계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넷플릭스에서 현재(2022년 7월 초) 꽤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있는 로맨틱 코미디 영화가 있습니다. 바로 <러브 앤 젤라토>입니다. 귀여운 강아지가 출연해 화제가 되었던 영화 <벤지>의 감독인 브랜든 캠프의 작품입니다.
관객들은 '러브'와 달콤한 이탈리아의 아이스크림인 '젤라토'가 들어간 제목을 보고 상상력을 발휘했을 겁니다. 그리고 이 제목에 기대하는 바가 분명 있을것입니다. 과연 이 영화는 관객들의 기대를 충족시켰을까요? 오늘 리뷰에서는 영화 <러브 앤 젤라토>의 줄거리와 이 영화만이 가지고 있는 특징, 국내와 해외의 관객 반응을 알아보겠습니다.
<러브 앤 젤라토> 줄거리: 내가 시작된 곳에서
리나는 투병중인 어머니에게 대학교에 입학하기 전 여름을 이탈리아에서 보내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이탈리아는 엄마가 첫사랑을 만난 곳이기도 하고 엄마의 인생을 바꾼 곳이기도 합니다. 리나의 어머니는 리나도 자신처럼 이탈리아에서 새로운 사람과 새로운 만남을 갖기를 원했던 듯합니다. 리나는 친척의 함께 지내며 엄마의 일기장과 엄마가 쓰던 카메라를 발견합니다. 엄마의 카메라를 들고 밖으로 나가면서 재미없는 이탈리아는 순식간에 활기를 띱니다.
리나는 이탈리아 부호의 아들 알렉산드로와 요리사를 꿈꾸는 로렌초를 만납니다. 아픈 엄마를 간호하느라 공부만 열심히 하던 리나는 두 남자의 구애에 어쩔줄 몰라합니다. 두 사람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던 리나는 결정을 내리지 못합니다.
엄마의 일기장을 읽던 리나는 엄마와 엄마의 첫사랑 사이에서 자신이 태어났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자신과 엄마를 버린 아버지가 바로 엄마의 첫사랑이었다는 사실에 리나는 충격을 받습니다.
리나는 과감한 결단을 내립니다. 엄마가 이루지 못한 꿈인 사진작가가 되기로 결심합니다. 리나는 자신이 시작된 곳에서 다시금 새로운 시작을 합니다. 로렌초 역시 열심히 자신의 길을 개척해 나갑니다. 1년 뒤 다시 만난 두 사람의 관계가 궁금해집니다.
아름다운 이탈리아에서 펼쳐지는 영화
아마도 관객들은 이 영화에서 꿈을 찾는 청춘들의 풋풋하지만 달콤한 로맨스를 기대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다소 뻔한 스토리와 배우들의 과장된 연기는 관객들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입니다. 로맨틱 코미디를 잘 만들기란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렇지만 낯선 곳으로 여행을 온 여주인공, 배경이 다른 두 남자와 여주인공의 삼각관계, 로맨틱한 도시 로마라는 최고의 소재들을 가지고 이렇게 힘없는 로맨틱 코미디를 만들기도 쉽지 않을 것입니다. 단순히 진정한 사랑을 찾는 영화가 아니라 주인공 리나의 뿌리를 찾아가는 내용이기 때문에 로맨스를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지는 않습니다.
다만 이 영화는 이탈리아의 아름다운 풍경을 잘 담아내고 있습니다. 리나가 스쿠터를 타고 콜로세움을 지나가는 장면에서는 영화 <로마의 휴일>의 한 장면도 떠올릴 수 있습니다.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한 영화에서는 반드시 스쿠터를 타고 시내를 누비는 장면이 있어야 한다는 법이라도 있는 모양입니다. 알록달록한 색으로 칠해진 벽들과 아기자기한 소품들, 푸른 나뭇잎의 자연 풍광도 아름답습니다. 로마의 유적들을 배경으로 한 장면은 이탈리아를 간접 체험하는 느낌도 들게 합니다. 다만 <러브 앤 젤라토>는 여행 다큐멘터리가 아니라 영화이기 때문에 빈약한 스토리로 혹평을 듣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봅니다.
<러브 앤 젤라토> 국내, 해외 반응
국내에서는 넷플릭스 순위 10위 안에도 들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시청했습니다. 다만 킬링타임용으로 좋다는 평이 대부분이라 추천하는 사람이 많지는 않습니다. 주인공이 사랑이 아닌 자신만의 인생을 개척하는 것을 선택하는 장면이 좋다는 반응도 있습니다. 어찌 되었든 가벼운 마음으로 귀여운 주인공들을 감상할 수 있는 영화이긴 합니다.
<러브 앤 젤라토>는 온통 클리셰로 뒤덮여있습니다. 이 영화에는 두꺼운 안경의 모범생이 안경을 벗고 미인이 된다거나, 주인공 곁에는 늘 맹목적으로 주인공을 응원하는 수다쟁이 친구가 있다거나, 우연히 아는 사람을 기차에서 만난다거나 하는 고전적인 클리셰들이 넘칩니다. 물론 이 클리셰들을 반가워하는 관객들도 있지만 지루하고 재미없다고 평가하는 관객들이 많습니다. 스토리와 젤라토의 연결이 엉성하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단순히 배경이 이탈리아이기 때문에 '젤라토'라는 소재를 가져왔다고 봅니다.
이야기는 다소 빈약하지만 아름다운 이탈리아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영화, <러브 앤 젤라토>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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